카테고리 없음

자기 PR시대

선릉교회 2008. 2. 22. 22:49

▶사연 하나 "뒤늦게 사랑했음을 깨달았어요"

정말 소중한 사람이란 걸 뒤늦게 깨달았어요.. 그는 자신의 문제로 너무 많이 힘들어했어요..
그러는 동안 나도 힘들었고.. 그래서 헤어지자고 했어요. 하지만.... 일주일도 채 안된 지금.. 너무 많이 후회하고 있어요. 그가 없으면 안돼요.. 너무 가슴이 아파요.. 다시 되돌릴 수는 없을까요? 어떻게 해야 다시 되돌릴 수 있을까요? (작성자: 도와주세요)

뒤늦게 서야 사랑했음을 깨달았다고? 다시 되돌리고 싶다고? 그렇다면 자신이 얼만큼 사랑하는지, 앞으로 어떻게 변할 것인지, 상대에게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자존심 내던지고 구걸한다고 효과가 있는 건 아니다. 피켓 들고, 입술을 굳게 다물어 굳은 결의를 보인 채, 대중 앞에서 자신이 얼만큼 과거의 잘못을 후회하는지 공개 고백한다면 효과 만점이다. 우리는 이러한 PR법을 영화 '첫사랑사수궐기대회' 중 차태현을 통해 익히 본 바 있다. 손예진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길거리에서 시위도 불사하는 그 능청스러움을! 얼마 전 실제로도 이런 방식을 차용한 시위가 벌어졌었다.
이달 초 대학생 홍모씨는 덕성여대 앞에서 일인시위를 벌인 것이다. "*는 돌아오라, 나는 여전히 너를 사랑한다"라는 플래카드를 길거리에 걸고, '커플 기원 1인 시위'라고 쓰여진 피켓을 몸 앞 뒤로 둘렀다. 피켓 전면에는 '일방적인 이별통보 무효다'라는 글귀가, 뒤에는 '변한 모습, 행동으로 보여줄게'라는 자기 홍보가 담겨 있었다. 홍모씨는 여자친구 윤모씨가 일방적인 이별통고를 하자 그녀를 잃지 않기 위해 이런 일을 벌였다고 고백했다.
우리가 여기에 경악한 것은 홍모씨가 시위를 결심하기까지 겪었을 심정갈등에 대해서였다. 간략히 말하자면 '얼마나 사랑했으면 저렇게까지 했을까'라는 데에 있다. 차태현은 어차피 연기이니 창피할 게 없다 치더라도 실제로 이런 일을 도모할 정도면 보통 사랑에 눈 먼 자가 아닐 테니 말이다. 사실 그렇다. 자고로 사랑에 빠진 자의 눈에는 뵈는 게 없어야 한다. 애인의 변심을 되돌리기 위해서라면 여대 앞에서 나체쇼라도 벌일 정도의 굳은 신념쯤은 필수다. 고로 애인을 떠나 보낸 자들은 기억해야 할 것이다. 갖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무대포 정신만이 당신 곁에 옛 애인을 데려다 줄 것이란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