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거인의 산중일기! 자연인 이재학" 해발 600m, 돌로 가득한 가파른 산에 한 남자가 산다. 작은 체구지만 자기 몸보다 두 배는 큰 나무도 거뜬하게 드는 이 사람, 자연인 이재학(62세)씨. 화전민이 ..해발 600m, 돌로 가득한 가파른 산에 한 남자가 산다. 작은 체구지만 자기 몸보다 두 배는 큰 나무도 거뜬하게 드는 이 사람, 자연인 이재학(62세)씨. 화전민이 살았던 낡은 폐가를 직접 수리한 그의 집은 산 속에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다. 책을 보며 자연에 대해서 배우고, 때론 드럼을 치면서 음악도 즐기는 행복한 산속의 삶. 수줍은 듯 부끄러운 듯, 소박한 미소를 짓고 있지만 그 뒤엔 힘든 과거가 있었다. 2남 5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위로 누나만 넷, 귀한 아들로 애지중지 자랐다. 부모님은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도 그가 원하는 건 뭐든지 해주셨지만, 그런 부모님의 사랑과 장남에 대한 기대감이 그에겐 부담으로 다가왔다. 철없던 생각으로 부모님께 반항하며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기도 했다는데... 학교까지 찾아와 퇴학만은 시키지 말아달라고 눈물로 비는 어머니를 보고 그는 달라지겠다고 결심했다. 집안을 일으키기 위해 그 당시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기계학을 전공했고, 24살에 부모님이 원하시던 공무원이 되었다. 그가 맡았던 업무는 시민들에게 깨끗한 식수를 공급하는 일. 부모님께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었다는 기쁨도 잠시, 소음과 악취가 가득한 지하 현장에서 24시간 교대근무를 해야 했고, 펌프가 돌아가는 큰 소음에 그는 한쪽 청력을 잃고 말았다. 가정생활도 평탄하지 않았다. 장남이기에 부모님을 모시고 살아야했고, 많은 형제들까지 챙겨야 했는데 그 부담을 아내에게 맡겨버린 것. 고부갈등은 깊어졌고, 아내의 마음에는 깊은 응어리가 생겼다. 결국 상처받은 아내는 떠나 버렸고, 당시 중학생이던 아이들은 더 큰 상처를 받고 말았는데... 뒤늦게 자신의 잘못을 깨달았지만 그가 할 수 있는 건 후회로 가슴 치며 술로 세월을 보내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지인의 소개로 이 산에 오고 그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 매일 몇 갑씩 피던 담배도 끊고, 뒤늦게나마 자녀들을 위해 좋은 아들, 든든한 아버지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