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vs 뇌
명상의 신경과학적 효능, 실증적으로 밝혀내 “고통 근원 파악한다면 그 생각 멸할 수 있어” 장협갑 가톨릭 의과대학 교수는 명상의 신경과학적 측면에 관해 이같이 설명한다. “명상 동안에는 전반적인 뇌 활동이 줄어들지만, 주의 집중과 긍정적 감정과 관련있는 뇌 부위와 자율신경계 활동을 조절하는 뇌 부위인 변연계의 활동성은 오히려 높아진다. 다시말해 전반적으로 뇌 활동은 안정.이완상태를 보여주지만 주의 집중과 자율신경계 조정 중추는 활성 흥분상태를 보여준다. 명상상태로부터 정상상태로 되돌아오면 앞서 명상상태의 안정된 뇌 활동이 역동적인 뇌 활동으로 바뀌게 된다.”
마음훈련을 통해 우리의 뇌와 몸을 바꿀 수 있는 예는 수도 없이 많다. 병원을 찾는 환자 중 75%는 특정 처방 없이 스스로 나을 수 있다는 ‘플라시보 효과’도 그 예다. 마음을 살피고 보듬으면 마음을 생각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것. 사진은 월정사 단기출가 수련생들의 수련 모습. (불교신문자료사진)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의 변화에 따른 뇌와 몸의 변화에 대한 이해와 연구는 아직 걸음마 수준. 장 교수의 신간 <마음 vs 뇌>는 뇌가 마음을 바꿀 수 있다는 것에 동의하면서도 마음 역시 뇌와 몸을 바꿀 수 있다는 것에 주목한다. 마음을 살피고 보듬으면 마음을 생각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견해다. 가령 두려움은 반드시 위험이 다가왔음을 의미하지 않는다. ‘내가 지금 두려워 하는구나’하고 그 생각을 관찰하고 흘려보내는 훈련으로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다. ‘아기를 낳는 것은 힘든 일이다. 작은 질구를 통해 아기의 커다란 머리가 빠져나오다니 아플 수밖에 없다’고 여기지만, 여성의 몸은 뱃속에서 아기를 길러 제 몸을 열고 자연스럽게 세상 밖으로 밀어내도록 설계됐다는 사실. 그 자연스러운 설계에는 원래 통증이 포함되지 않았으며 문명이 통증을 만든 셈이다. 결국 산통의 묘사는 아기를 한 번도 낳아보지 않은, 과학적 사고에 길들여진 남자들의 기록이 아닐런지. 1997년 애리조나대 객원교수로 있었던 저자는 여름방학을 맞아 애리조나로 찾아온 부인과 아들 딸 네 식구와 여행을 가다 큰 변을 당했다. 부인은 대구 효성가톨릭대서 <화엄경>을 통해 인간의 고통을 없애는 연구에 몰두하던 상담심리학자였고, 딸은 조지워싱턴대 뮤지엄 스터디 석사과정에 막 입학허가를 받아놓은 상태였으며 아들은 버팔로에서 영어연수를 받기로 돼 있었다. 희망에 부푼 가족은 애리조나 투산을 떠나 로키산맥을 거슬러 몬태나로 올라가던 중 마주오던 차와 정면으로 부딪혔다. 두 다리가 깔린 차에서 꼬박 1시간을 뼈가 으스러진 채 아내와 딸의 주검을 곁에 두고 견뎌야 했던 장 교수는 그날 이후로 ‘마음이 지닌 치유의 힘’을 믿었다. “고통이 어디에서 생겨나는지를 가만히 관찰합니다. ‘내가 지금 슬퍼하고 있구나’ 그걸 순간순간 알아차리면서 그 생각이 지나가기를 기다려요. <화엄경>의 방대한 체계를 녹여서 한마디로 말하면 고집멸도(苦集滅道)가 됩니다. 고(苦)가 왜 생기는지 알면 그걸 멸(滅)할 수 있게 됩니다.” 서울대 심리학과와 동대학원서 심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저자는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와 한국심리학회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 영남대 명예교수와 가톨릭 의과대학 외래교수로 재직중이다. 명상과 의학의 접목을 시도한 ‘통합의학’의 연구와 보급에 앞장서고 있으며, 현재 한국 명상치유학회 명예회장과 한국통합의학회 고문, ‘마인드플러스 스트레스 대처연구소’ 소장으로 있다. 그동안 존 카밧진과 허버트 벤슨 등 마음과 뇌에 관계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외국학자들의 글을 꾸준히 번역해 왔으며, <마음챙김>(미다스북스, 2007) 등의 저서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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