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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론가 떠났으면

선릉교회 2006. 10. 21. 16:14
              어디론가 떠났으면

          어디론가 떠났으면 화창한 날이 아니래도 좋겠다. 회색 빛 하늘 이래도 좋겠다 펜 한 자루 연습장 하나 가방에 넣고 기차를 타고 떠나고 싶다. 가다 가 낯설지 않은 풍경이 아름다운 작은 역에 내려 바다가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다면... 지천으로 깔려있는 클로버 밭에 하늘의 구름을 베고 누워 들국화의 향기를 맡으며 내가 좋아하는 낙서를 실컷 할 수 있다면... 바닷가 조그만 바위 위에 앉아 떨어지는 해를 바라보며 마음 속 잡다한 찌꺼기들을 연습장에 쏟아 낼 수 있다면... 아무도 붙잡는 이 없는데도 선뜻 나서지 못함은 무슨 이유일까 기차를 타고 떠날 수 있다면...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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